유영하는 사물들 Floating Objects (2022-)
유영하는 사물들 Floating Objects (2022-)
'유영하는 사물들’ 시리즈는 변화하는 순간의 존재들, 생성과 소멸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물에 비친 풍경을 관찰하여 그리는 작업이다. 물에 비친 형상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왜곡되어 변화한다. 계속해서 변하는 풍경 속에서는 어그러지고,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루안료를 캔버스에 손으로 비비며 작업하는데, 불확실한 현상을 새로운 이미지로 구현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Still cut) <작업노트 2022-유영하는 사물들>
단채널비디오, 4분20초(촬영:최예솔, 최희준)
2022-2023
<작업노트, 2022>는 물에 비친 풍경을 통해 사라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희준은 지난 1년 동안 작업실 앞 계천에 나가, 물에 흐트러지는 물결들을 바라보고 드로잉했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과 날마다 변하는 물가의 풍경을 촬영하며, 그 과정에서 사유한 것들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는 계천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물에 비친 풍경 속은 변화로 가득하다.
구불구불한 나무, 흔들리는 하늘 등, 사물들은 물에 비치면 왜곡되고, 불확실한 이미지들로 변해 뒤섞인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이 물속에서는 형태와 의미가 사라진다.
영상은 물에 비쳐 사라지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결국엔 불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물들은 불완전함 속에서 각자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최희준은 물에 비친 이미지들이 자유로워 보이면서,
또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이 삶 같다고 생각했다. 무의미한 현상은 인간의 행위와 지각을 통해 의미를 가진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그의 회화작업이 사라짐의 순간을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담아낸 행위의 흔적이라면,
영상작업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작가의 시선, 생각의 경로를 관객과 함께한다.
" 물에 비친 풍경을 자세히 바라보면 무엇 하나 확실한 이미지가 없다.
물의 파동, 흔들리는 하늘, 구불구불한 나무 등. 물의 표면에 비치는 사물들은 왜곡되고, 불확실한 이미지로 변해 서로 섞인다.
내가 물에 비친 풍경에 꽂힌 이유는, 물에 비친 공간이 관습과 상징에서 벗어난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이 물에 비치면 형태도 의미도 사라진다.
불확실한 이미지들의 나열은 불확정적이고, 지저분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그들이 물 표면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순간은, 아무것도 답할 필요 없다는 듯 평온하다. "
- 작업노트 중에서-
양재천 드로잉
20x15cm, 종이에 목탄, 2021-2022